2024년 가을,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쏘아 올린 거대한 공은 1년이 지난 지금 어디로 튀었을까? 전 세계 서점가는 지금, 각기 다른 방식으로 ‘불안’을 소비하고 있다. AI가 모든 것을 생성해 주는 시대, 아이러니하게도 인류는 가장 결핍된 것을 책에서 찾고 있다. MirJournal이 2025년의 독서 지도를 펼치고 2026년을 미리 본다.

🌍 1. 2025년 : “각자의 벙커를 찾아서”
전 세계가 통일된 베스트셀러 차트가 없는 ‘바벨탑의 도서관’에 살고 있다지만, 각국의 베스트셀러 목록을 겹쳐보면 흥미로운 ‘동상이몽’이 드러난다.
🇺🇸 미국: “드래곤 등에 올라타 현실 로그아웃” 미국인들은 지쳤다. 대선 이후의 혼란과 극심한 양극화 속에서, 그들이 선택한 1위 도서는 레베카 야로스의 <Onyx Storm(오닉스 스톰)>이다. 2030 여성들은 복잡한 정치 뉴스 대신 마법과 드래곤, 그리고 치명적인 로맨스가 있는 ‘로맨타지(Romantasy)’ 세계로 대거 이주했다. 그들에게 책은 읽는 것이 아니라 ‘도피처(Shelter)’다.
🇰🇷 한국: “미래를 엿보는 자들의 사투” 반면 한국은 도망치지 않았다. 오히려 눈을 부릅뜨고 현실을 직시한다. 부동의 1위 <트렌드 코리아 2026>은 불확실한 미래를 미리 알아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한국인의 ‘불안한 성실함’을 증명한다. 동시에 1년 내내 차트를 지킨 한강의 소설들은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응시하는 ‘단단한 슬픔’을 우리 사회에 심었다.
🇪🇺 유럽 & 🇨🇳 중국: “이성과 과거로의 회귀” 유럽은 셜록 홈즈의 후예답게 <목요일 살인 클럽> 류의 미스터리에서 지적인 유희를 찾았고, 중국은 위화의 <인생> 같은 고전을 다시 꺼내 들며 “버티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오래된 지혜를 되새김질했다.

🧱 2. 왜 우리는 같은 책을 읽지 않는가?
(글로벌 통합 차트가 없는 이유)
여기서 드는 의문 하나. 왜 빌보드 차트처럼 ‘전 세계 베스트셀러 1위’는 없을까? 이는 출판계의 ‘태생적 시차’ 때문이다.
음악은 3분이면 전 세계로 퍼지지만(Light), 책은 번역이라는 달팽이(Snail)를 타고 국경을 넘는다.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되기까지 10년이 걸린 것이 그 증거다. 또한 아마존과 각국 서점의 폐쇄적인 데이터 정책은 이 거대한 ‘지식의 장벽’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 3. 2026년 대전망: “완벽함은 지겹다… ‘결핍’을 팝니다”
2025년이 각자의 방식으로 현실을 견딘 해였다면, 다가오는 2026년은 ‘인간성의 회복(Re-Humanization)’이 화두가 될 것이다.
🚩 Trend 1. (결함이 곧 명품이다) 독자들은 이제 AI가 0.1초 만에 써낸 매끈하고 완벽한 문장에 구토감을 느낀다. 2026년 서점가에는 ‘편집되지 않은 날것’이 쏟아질 것이다. 맞춤법이 조금 틀려도, 문장이 투박해도, 저자의 체취와 피 땀 눈물이 묻어나는 에세이가 ‘힙(Hip)’한 것으로 여겨진다.
🚩 Trend 2. (물성의 귀환) 스크린 속의 텍스트는 휘발된다. 소유욕을 자극하는 ‘초고가 양장본’, ‘저자 친필 사인본’, ‘한정판 아트북’ 시장이 폭발한다. 책은 이제 정보 습득의 도구가 아니라, 내가 아날로그 인간임을 증명하는 ‘패션 아이템’이자 ‘굿즈’로 진화한다.
🚩 Trend 3. (야생의 철학) 방구석 힐링은 끝났다. 니체를 넘어, 고통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스토아학파의 금욕주의나, 스마트폰을 끄고 숲으로 들어가는 ‘야생의 철학’을 다룬 책들이 베스트셀러 매대를 점령할 전망이다.
📝 [Editor’s Note]
“AI는 답을 주지만, 책은 질문을 던진다.”
2026년, 독자들에게 제안한다. 매끈한 요약본 대신, 잉크 냄새 나는 종이책의 거친 질감을 만져보시라. 세상의 모든 오답과 실수가 담긴 그곳에, AI가 절대 훔쳐갈 수 없는 당신만의 ‘인생’이 숨어 있을 테니.
2026년, 당신을 구원할 3권의 책

📕 1. 영혼의 해독제 (Detox)
도서명: <작별하지 않는다> (한강)
- 한줄평: “노벨상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AI는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인간의 고통’ 그 가장 깊은 바닥을 만지다.”
- 추천 이유: 2025년의 ‘한강 열풍’은 2026년에 ‘고전(Classic)’으로 정착. 숏폼 도파민에 절여진 뇌를 씻어내고, 진정한 ‘몰입’과 ‘눈물’을 경험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유일한 대안. 이제 이 책은 ‘읽는 책’이 아니라 한국인의 서재에 반드시 있어야 할 ‘성경’과도 같다.
📘 2. 정신의 방패 (Shield)
도서명: <불안 세대 (The Anxious Generation)> (조나단 하이트)
- 한줄평: “스마트폰을 끄고 접속을 끊어라. 그것만이 당신의 뇌와 아이들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
- 추천 이유: 미국 아마존을 강타한 화제작. 우리가 분석한 ‘Re-Humanization(재인간화)’ 트렌드의 교과서. 기술이 인간을 어떻게 재설계했는지 폭로하며, 2026년 ‘디지털 디톡스’ 운동의 이론적 기반이 되어줄 책.
📙 3. 생존의 무기 (Weapon)
도서명: <명상록 (Meditations)>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한줄평: “2천 년 전 로마 황제가 2026년의 직장인에게 묻는다. ‘어차피 죽는다.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추천 이유: 쇼펜하우어의 염세주의를 넘어, 이제는 ‘버티는 힘(Stoicism)’이다. 예측 불가능한 2026년 경제 상황에서, 멘탈이 흔들리지 않게 잡아줄 가장 강력한 ‘단단한 마음’의 기술을 갖고 싶다면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