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블론드’, ‘더블 샷’, ‘리스트레토’. 메뉴판엔 없지만 찐팬들은 이것만 찾는다
스타벅스의 ‘시크릿 메뉴’라고 하면 흔히 ‘돼지바 프라푸치노’ 같은 화려한 음료를 떠올린다. 하지만 스타벅스 ‘찐팬’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비밀 코드는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블론드(Blonde)’, ‘더블 샷(Double Shot)’, 그리고 **’리스트레토(Ristretto)’**다.
이 세 가지는 복잡한 토핑이 아니라, 커피의 원두와 추출 방식을 건드리는 ‘핵심 맞춤 설정’이다. 스타벅스의 기본 맛이 너무 쓰거나 강하다고 느꼈던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는 열쇠이자, 메뉴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고수들의 주문서’다.
스타벅스 마니아들이 가장 열광하는 3대 히든 메뉴와 그 활용법을 알아본다.

1. 부드러움의 신세계: ‘블론드 에스프레소’
많은 사람들이 스타벅스의 기본 커피 맛을 ‘진하고 쓴맛’으로 기억한다. 이것이 바로 ‘시그니처 에스프레소 로스트’ 원두의 특징이다. 하지만 이 맛이 취향이 아니라면, 주문 시 이 한마디를 추가하면 된다.
“블론드 원두(혹은 블론드 로스트)로 변경해주세요.”
‘블론드 에스프레소’는 약하게 로스팅(Light Roast)한 원두다. 시그니처 로스트보다 쓴맛이 훨씬 적고, 부드러우며 은은한 감귤류의 산미와 달콤함이 특징이다.
- 히든 메뉴: 블론드 아메리카노, 블론드 라떼
- 주문 방법: “아이스 아메리카노, 블론드 원두로 주세요.” (원두 변경 추가금 발생)
- 누가 마시나?: 스타벅스 특유의 쓴맛을 싫어하거나, 부드럽고 고소한 커피를 선호하는 사람들.

2. 작지만 가장 강렬하다: ‘스타벅스 더블 샷’
이 메뉴는 고객이 만든 레시피가 아닌, 스타벅스의 정식 메뉴다. 하지만 매장 메뉴판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어 ‘아는 사람만 시키는’ 대표적인 히든 메뉴로 통한다. ‘더블 샷’은 에스프레소 2샷을 얼음과 함께 ‘직접 쉐이킹(Shaking)’한 뒤, 얼음은 빼고 작은 잔(Tall 사이즈 컵)에 담아내는 농축 음료다.
- 히든 메뉴: 스타벅스 더블 샷 (바닐라/헤이즐넛/카라멜)
- 주문 방법: “스타벅스 더블 샷, 바닐라 시럽으로 주세요.” (시럽 선택 필수)
- 특징:
- 쉐이킹: 손으로 직접 흔들어 만들기 때문에 부드러운 거품이 생긴다.
- 얼음 없음: 얼음이 녹아 밍밍해질 일이 없다.
- 적은 양, 강한 맛: 약 7oz(207ml)의 적은 양이지만 샷 2개가 들어가 매우 진하다.
- 누가 마시나?: 빠르고 강력한 각성 효과가 필요한 직장인, 진하고 고소한 커피 원액의 맛을 즐기는 마니아.

3. ‘맛’을 압축하다: ‘리스트레토 샷’ (Ristretto)
‘블론드’가 원두를 바꾸는 것이라면, ‘리스트레토’는 추출 방식을 바꾸는 비밀 주문이다.
일반적인 에스프레소 샷(25~30초)보다 더 짧은 시간(15~20초)에 추출을 끊는 방식이다. 물의 양이 적게 들어가 매우 농축된 샷이 나온다.
“리스트레토 샷(Ristretto)으로 변경해주세요.”
- 맛의 차이:
- 장점: 원두의 쓴맛과 잡미가 나오기 직전에 추출을 멈춘다. 따라서 쓴맛은 덜하고, 원두 본연의 달콤함(Sweetness)과 강렬한 바디감이 극대화된다. (카페인은 일반 샷보다 적음)
- 단점: 샷 자체의 양이 매우 적다.
- 주문 방법: “아이스 라떼, 리스트레토 샷으로 주세요.” (추가금 없음)
- 최고의 궁합: 우유가 들어가는 라떼나 카푸치노. 샷의 양이 적어 우유의 고소함이 살아나면서도, 리스트레토 샷 특유의 농축된 달콤함이 우유와 완벽하게 어우러진다.

☕ 짧은 추출, 깊은 사유 — 리스트레토의 미학
스타벅스에서 “리스트레토로 추출해주세요”라고 말하면,
바리스타의 손놀림이 잠시 멈춘다.
기계가 일정한 패턴으로 물을 흘려보내는 순간,
그 흐름을 짧게 끊는다.
짧게 내린 커피 한 잔 속에는
길게 살아온 하루의 농도가 담긴다.
리스트레토(Ristretto)는 ‘제한된’이라는 뜻을 가진 이탈리아어다.
같은 양의 원두로 더 짧은 시간 동안 추출하기 때문에
쓴맛은 줄고, 단맛과 향이 더 또렷하게 남는다.
효율과 속도를 중시하는 현대의 리듬에
거꾸로 저항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짧게 내림으로써 더 깊어지고, 덜 추출함으로써 더 풍부해진다.
마치, 덜 말하지만 더 많은 뜻을 품은 명언처럼.
리스트레토 아메리카노는 메뉴판에 없다.
하지만 아는 사람은 주문한다.
자신이 직접 발견한 한 모금의 질감.
짧게 내린 커피를 천천히 마시며,
다시 한 번 생각한다.
짧을수록 진하고, 덜 할수록 깊은 —
리스트레토의 철학은 어쩌면
지금 우리의 삶에 필요한 한 잔의 균형일지도 모른다.